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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0916 해봄레터 :: 차별을 넘어 공유가치창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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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속가능경영재단 댓글 0건 조회 464회 작성일 20-09-15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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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을 넘어 공유가치창출로 

김세중

지속가능경영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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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42”는 야구의 전설, 최초의 흑인 메이저리거 ‘재키 로빈슨’의 실화를 영화화 한 것이다.(드라마/ 미국/ 128분/ 제작년도: 2013/ 감독: 브라이언 헬겔랜드)
주인공은 브랜치 리키 구단장 역의 해리슨 포드와 흑인선수 재키 로빈슨 역의 채드윅 보즈먼이 열연을 했다,. 여기서 잠시 얼마 전 고인이 된 채드윅 보즈만에 대해 추모의 뜻을 표한다.
메이저리그는 전 구단에서 등번호 42번이 영구 결번인 이유가 있다. 대신 매년 4월 15일에는 모든 선수가 등 번호 42번을 달고 뛰는 행사를 가진다. 그것은 최초의 위대한 흑인 메이저 리거인 재키 로빈슨을 기념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미 1860년대 흑인 노예는 해방이 되었지만 이들이 메이저리그 야구팀원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1940년대 백인 주류 사회에서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금기중의 금기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는 화이트리그”라는 별명처럼 오직 백인들 만의 성역이었던 것이다. 1944년 브루클린 다저스(오늘날 LA 다저스의 전신)의 구단장이 된 브랜치 리키는 승률 저조와 수익률 하락의 한계상황을 뚫기 위한 혁신의 일환으로 흑인선수의 영입을 생각하게 된다. 스카우트 기준은 무조건 실력만 좋은 선수가 아닌 백인들과의 생활에 익숙한 선수, 의지력과 인내심이 강한 선수였다. 20세기 최초의 흑인 메이저리그 선수를 찾는 작업을 시작하던 중 리키의 눈에 들어온 재목은 UCLA 육상선수 출신의 ‘재키 로빈슨’이었다. 로빈슨은 흑인리그 최고스타는 아니었지만 그에 가장 적합한 선수였다. 하지만 로빈슨은 의협심이 너무 강해 인종차별에 항의하다 군에서 장교로서 명예제대를 당하기도 한 경력이 있었다. 이점을 짚기 위해 리키(해리슨 포드)는 로빈슨(채드윅 보즈만)과 인터뷰에서 이런 질문을 한다. 

"만약 어떤 녀석이 2루로 슬라이딩해 들어오면서 '이 빌어먹을 깜둥이 놈아'하고 욕을 했다고 치세. 자네 같으면 당연히 주먹을 휘두르겠지? 그러나 잘 생각해 보라구. 자네가 맞서 싸운다면 이 인종차별 문제는 20년은 더 후퇴하는 거야. 이것을 참아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 필요해. 자네가 그걸 해낼 수 있겠나?"​​1

질문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았던 로빈슨은 이에 동감하고 마침내 1947년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가 되는 길에 첫발을 내딛는다. 경기장에서 수없이 많은 차별과 모욕, 협박과 심지어 테러를 인내로 이겨내고 백넘버 42의 로빈슨은 최고의 경기력으로 팬과 동료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다. 로빈슨의 대활약으로 브루클린 다저스가 우승하게 되자, 수천 명의 백인 관중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로빈슨을 연호했다. 혁명의 시작이었다.  


CEO 브랜치 리키 

‘야구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불린 브랜치 리키는 야구선수라기 보다는 관찰자에 가까웠다. 선수로서의 치명적인 단점은 생각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그는 감독의 범주를 벗어나는 야구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고민하고 있었다. 리키는 오늘날 야구에서 널리 통용되는 스프링캠프, 피칭머신, 배팅 케이지, 야구헬멧, 마이너리그를 통해 메이저리그 선수를 육성하는 팜 시스템(farm system)등과 같은 장비와 시스템의 창시자였다. 그는 또한 야구에서 통계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인식한 사람이기도 했다. 영화 머니볼의 주인공인 빌리 빈보다 훨씬 앞서 1954년 ‘라이프’지에 “야구에서 중요한 것은 타율이 아니라 출루율과 장타율”이라는 주장을 했다. 그는 타고난 혁신가였다.

대학 코치 시절 리키는 원정길에 올랐다가 팀 최고의 선수이며 흑인인 찰스 토머스가 숙박을 거부당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실랑이 끝에 자기 방에서 재우면서 토머스가 자신의 검은 피부를 보며 한탄하며 통곡하는 것을 보고는 이를 마음속에 두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명분과 함께 타고난 사업가인 리키의 눈에 흑인선수는 방치 할 수 없는 무한한 ‘자원의 보고’였다. 마침내 흑인선수라는 보물상자를 가장 먼저 영입한 덕분에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최고의 팀으로 부상했다. 1921년부터 1946년까지 26년간 리그 우승 1번이 전부였던 다저스는, 로빈슨이 데뷔한 해인 1947년부터 1956년까지 10년간 6번의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뉴욕 양키스의 쌍벽이 되었다.

로빈슨의 도전은 미국 사회 전체에 있어 흑인과 유색 인종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  큰 이정표가 됐다. 로빈슨의 메이저리그 데뷔는 미국 군대가 흑인의 입대 제한을 완전히 없앤 시기보다 1년 더 빨랐고, 공립학교에서 백인 학생과 흑인 학생을 따로 교육하던 것을 금지시킨 것보다도 8년이나 빨랐다. 그리고 로빈슨이 데뷔한 후 18년이 지나서야 흑인들은 버스에서 백인의 자리 양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됐다. 로빈슨은 흑인선수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되었다.


CSR (사회적책임)과 CSV(공유가치창출)

여기서 잠깐 우리의 관심사인 CSR에 대해 생각해보자. 만일 오늘날 화이트 리그 시절의 상황 속에서라면 기존 구단이나 기업들은 어떻게 CSR을 수행했을까를 질문해본다. 아마도 구장의 청소 용역이나, 구두닦이, 구내매점, 이동 판매 등의 일자리를 흑인들에게 개방하거나 납품을 허용하거나, 또는 더 적극적으로는 흑인을 위한 마이너 리그를 창설하여 흑인선수를 뛰게 해주는 등의 사회적 가치를 위한 활동이 있었을 것이다. 이것은 기존의 가치사슬이나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CSR 과는 달리 공유가치창출(CSV)은 “창출”이라는 단어의 의미처럼 혁신을 통한 훨씬 더 큰 파이-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수익-의 창조를 목표로 한다. 그것은 흑인선수를 직접 백인 메이저리그 운동장에 집어넣는 일이었다. 기존 가치사슬의 근본적인 혁신을 가져오는 일이다. 

브랜치 리키 단장의 첫 번째 동기는 다저스의 승률 확보와 구단의 수익성 향상이었다. 그 대안으로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의 메이저리그 영입이라는 혁신적인 전략을 통해 흑인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라는 장벽을 허물었을 뿐만 아니라 아울러 흑인 자원을 활용하여 프로야구 시장 전체의 경제적 파이를 키움으로써 커다란 사회변혁과 함께 막대한 공유가치를 창출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야구계의 링컨이었고 혁명가로서 1967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공유가치는 차별을 넘어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가운데 혁신을 통해 창출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혁신은 로빈슨이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땀과 눈물의 인내를 통해 결실을 맺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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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칼럼은 해봄레터 2020-통합 32호에 게재되었습니다.)  



​1 [재키 로빈슨 데이 특집] '로빈슨을 등용하다' 브랜치 리키, 김형준 칼럼(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224&aid=000000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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